고깃집의 백미는 볶음밥이다. 고기로 배를 90% 채웠어도 볶음밥으로 나머지 10%를 메우지 않으면 그 허전함은 가을밤에 내리는 비처럼 쓸쓸하다. 기름에 노릇하게 볶아진 탄수화물은 터질듯한 포만감을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만들고 다시금 숨이 넘어가도록 허기지게 한다. 이 볶음밥이 주는 위로는 대단하며 레시피만 알면 집에서도 즐길 수 있다.
집에서 될까? – 고깃집 볶음밥 맛의 8할은 고기를 구웠을 때 나오는 기름에 있다. 이 기름이 많을수록 김치, 파, 콩나물을 볶았을 때 고소한 맛이 진하다. 따라서 고기는 무조건 삼겹살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익은 고기는 작게 조각낸 후 파절이를 먼저 볶아서 파기름을 만든 다음에 김치+콩나물+밤+김+들기름을 넣고 센불에 볶으면 특유의 기름맛과 불맛을 느낄 수 있다. 초반에는 오리지널로 먹다가 살짝 식상하면 달걀이나 모짜렐라 치즈를 넣어서 먹으면 또 다른 볶음밥을 즐길 수 있다.
local_hospital세프Tip : 고소한 맛을 위해 넣는 기름은 참기름보다 들기름이 좋다. 참기름은 들기름보다 발화점이 낮아서 높은 온도로 가열하면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.